Vision800의 날로 드리는 ANC온누리교회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찬양팀의 인도로 하나님의 임재를 간구하는 찬양을 부르는데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서 온 마음이 곧장 예배로 몰입되어 나도 모르게 손을 들고 있었습니다. 여러 악기들의 반주와 능숙한 찬양팀의 인도로 나뿐만 아니라 참석한 모든 성도들이 열정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조명 불빛이 비추는 단상과 정면 스크린의 가사를 보다가 문득 설치된 스피커의 갯수를 세어보았습니다. 크고 작은 50여개의 스피커들이 최고의 음향 효과를 내며 예배를 돕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가 섬겼던 아다나 샘물 교회의 예배가 생각났습니다. 울림통이 깨져서 정확하게 조율이 안되는 기타를 치며 생목소리로 성도들을 하나님의 임재 속으로 인도하려고 땀을 흘리며 안간힘을 쓰던 아내, 그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의 재리와 염려 때문에 멀뚱멀뚱한 눈망울로 구경하듯이 쳐다보던 성도들…
저희 부부는 2007년에 쿠르드 민족을 가슴에 품고 터키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수도인 앙카라에서 1년간 언어 학교를 다닌 후에, 터키의 동남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는 쿠르드 민족 선교를 위해서 관문도시인 아다나로 이사했습니다. 그 후, 3년 반 동안 은퇴를 앞두고 있던 미국인 선교사 부부가 힘들게 사역하고 있던 교회를 섬기게 되면서 현지인 교회, 예배와 성도들의 신앙 생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 안식년을 맞이하여, “가정교회를 통한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전략을 세우고 여러 훈련과 준비를 마치고 선교지로 돌아가 자신만만하게 2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대로 가정교회는 개척되지 않았고 여러 착오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과를 빨리 보려는 마음 때문에 성급했었고, 또한 우리의 계획과 생각과 경험을 너무 의지했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하나님 만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사역하는 법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전략을 수정하여 교회 장소를 렌트하고 전도한 사람들을 교회로 불러내었습니다. 동역자나 동역하는 가정이 없이 우리 부부는 교회 개척을 위한 기본적인 일들을 끊임없이 반복했습니다. 교회 창립 멤버가 된 다섯 사람과 매주 예배드렸고, 기도했고, 전도했고, 관심 있는 사람들을 방문했습니다. 주로 여성들이었는데 남자가 갈 수 없어 아내 혼자 예수 영화와 성경을 들고 그들을 매주 방문했고, 교회로 초대했습니다. 교회에 오는 사람들은 성경과 큐티를 가르쳤습니다.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그 도시를 떠나지 않고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삶을 정말 지루할 정도로 끈질기게 살았습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툇마루의 바위에 결국에는 구멍을 내는 것 처럼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어떻게 해서든 구원해보려고 애쓰는 저희를 하나님께서 긍휼히 보시고 은혜를 베풀어주신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접촉하고 복음을 전하고 그 복음에 반응했던, 나중에 아다나 샘물 교회의 성도가 된 사람들은 가난하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안정된 직장이 없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멸시와 천대를 계속 받아와 주눅들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특별히 어려서부터 여러 상처들과 슬픔으로 인해 가슴이 타버린 쿠르드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공통적인 것은 모두 인생의 가장 어두움 가운데에서 마지막 희망으로 예수님을 붙든 사람들이었습니다. 누가복음 14장에 나타나는 사람들과 비슷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 우리가 어떠한 도움을 주어도 되갚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을 교회에 초청해서 그들이 막연히 알고 있던 선지자 예수가 아닌 우리가 만난 참 하나님이신 예수를 전했습니다. 구약의 본문이나 인물을 설교할 때나, 복음서, 사도행전과 서신서들을 설교할 때에도 결국은 예수님으로 돌아와서 설교를 마쳤습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가? 예수님이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어떠한 일을 하셨는가? 예수님은 현재 어디서 무엇하고 계시며 제자들에게 부탁하신 일은 무엇인가? 등을 설명했습니다. 전에 ANC온누리교회에서 신앙생활할 때에 “예배에 성공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우리 부부는 주일 예배 외에는 다른 모임의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성도들에게 “예배에 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들이 예배 중에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를 경험하고 삶이 변할 수 있도록 전심으로 성령님께 의지했던 것 같습니다.
떠나올 때까지 매주일 15-20명 정도가 모여 예배드렸는데 그들 중에 지도자가 양육되지 않아서, 우리 교회 장소로 이사 온 다른 교회 사역자에게 그들을 부탁하고 떠나왔습니다. 성도들에게는 교회에 꼭 소속되어야 하며,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예수님을 부인하지 말고 예수님의 제자로 부끄럼없이 살아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우리가 받았던 주님의 사랑을 보여주며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이 되어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며 그 땅에서 함께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렸습니다. 두고온 성도들의 믿음이 아직도 연약해서 걱정이 됩니다만, 그들을 하나씩 하나씩 어둠에서 불러내어 구원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그들을 돌보시고 의의 길로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그들의 때에, 그들의 자녀 때에, 아니면 그들의 손자 때에라도 자기 민족을 구원하는 믿음의 용사들로 삼아 귀하게 사용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잔치를 베풀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라 ”
_누가복음 14:13

김복철(샘물), 김미애(하나) 선교사
김복철 선교사
2007 – 2022 터키 선교사(SEED International 소속)
2004 – 2007 한미장로교회 전도사, 선교목사 역임
2007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 Los Angeles 노회에서 목사 안수
2007 국제 개혁신학 대학원 졸업: 목회학 석사(M. Div.)
2004 Fuller Theological Seminary 졸업: MA-선교학(Intercultural Studies)
1981 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ta Barbara: BS-Electrical Engineering
김미애 선교사
2007 – 2022 터키 선교사(SEED International 소속)
2004 – 2007 한미장로교회 새교우부, 중보기도 전도사 역임
2006 Fuller Theological Seminary 졸업: MA-선교학(Intercultural Studies)
1979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국사학과 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