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에 타지키스탄의 한 선교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기억으로는 3층짜리 건물이었고, 지하실이 있었습니다. 선교사님께서 윗층에 살고 계셨고, 아래층과 지하실은 사무실과 교회로 사용했었습니다. 타지키스탄은 다른 스탄으로 이름이 끝나는 나라들처럼 이슬람이 주된 종교인 나라입니다. 더구나, 타지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마주대하고 있어서 이슬람 근본주의와 매우 가까운 색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제가 방문하기 몇해 전에는 선교센터에 폭탄테러가 발생하여 몇 분이 다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선교센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게이트를 지나야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도 선교사님 부부에 대한 살해 위협이 있었고, 선교사님은 항상 제자들 2-3명과 함께 외출하셔야 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핍박과 위협이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교회는 열정과 헌신으로 넘쳐났습니다. 함께 모여 뜨겁게 예배할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도 복음을 전하고자 일꾼들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었습니다. 후에 아프가니스탄에 있던 사무실에 무장세력이 들어와 총격전이 있었고, 경찰의 보호 속에서 현지 직원은 무사했으나 침입한 무장세력 중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이 담대히 믿음을 지키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그들에게 성령을 부으셔서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교회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저녁마다 예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좁고 어두운 지하실에서 매일 드리는 예배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도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모여서 기쁨으로 찬송하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받았고, 소망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정말 천국에서 예배하는 것과 같은 성령의 은혜가 가득한 예배였습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장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말씀을 대하는 성도들의 태도였습니다. 그들에게는 성경책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와야만 성경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읽고, 설교를 하는 동안 한 명도 졸거나 지루해하는 성도가 없었습니다. 몇몇 성도는 쪼그려 앉아 무릎 위에 손바닥만한 노트를 펼치고는 계속해서 연필로 설교를 받아 적고 있었습니다. 한 쪽에 앉아계시던 한 할머니도 다리가 저리고 손이 아플만한데도, 설교를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설교를 받아 적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그들의 갈급함과 경외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남는 두 번째는 기도하는 성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였지만, 간절하고 뜨겁게 기도하던 성도님들의 모습에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기도 릴레이였습니다. 매일 24시간을 순번을 정하여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밤이 되고 윗층에 있는 숙소에 올라와서 잠을 청하려할 때도 지하실에서부터 울리는 기도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저도 예배 시간에 하나님께 뜨겁게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이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네가 선교하고자 한다면, 이렇게 기도하지 않고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 때에 저는 진심으로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교를 기도부터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니요. 기도는 했었습니다. 선교를 떠나면서 기도부탁도 했습니다. 그런데, 기도는 선교라기 보다는 부수적인 행위일 뿐이라고 생각을 했었지, 기도가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ANC온누리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의 믿음을 지키기 위하여 예배를 사모해야 합니다. 특별히 예배 가운데 말씀을 사모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을 전하기 위하여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도 복음 전파를 위하여 기도해달라고 그 동역자들에게 여러번 부탁하였습니다. 저도 오늘 기도합니다. 부족한 저에게도, 또 사랑하는 성도님들에게도 성령님께서 심령에 충만히 임재하여 주셔서 예배를 사모하고 간절히 기도하게 하옵소서. 이를 통하여 우리 모두 천국을 맛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담대히 복음을 전하게 하옵소서.
2021년 팬더믹으로 단기선교는 멈추어져 있으나, 우리는 기도로 선교할 수 있습니다. 뜨거운 선교중보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하시는 선교를 우리는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로 하나님의 손과 발되어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 또 나를 위하여 구할 것은 내게 말씀을 주사 나로 입을 열어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게 하옵소서 할 것이니 이 일을 위하여 내가 쇠사슬에 매인 사신이 된 것은 나로 이 일에 당연히 할 말을 담대히 하게 하려 하심이라 _에베소서 6: 18-20
이승혁 선교담당목사
현) ANC온누리교회 선교담당 목사
전) 기아대책기구 간사
Seung.lee@anconnuri.com
